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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REVIEW · 삼국지 14 CE

삼국지 14 CE에서 본 코에이의 방향

파라독스가 넓힌 전략게임에 대한 기대와 삼국지 14 CE의 방책, 그리고 좋아하는 콘텐츠와 함께 나이 드는 경험.

진우 · 2026년 9월 13일

크루세이더 킹즈와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시리즈는 삼국지를 좋아하던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코에이의 삼국지에서 아쉬웠던 정치와 공작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포상을 받지 못한 무장이 갑자기 승산 없는 반란을 일으키는 모습은 종종 뜬금없게 느껴졌다.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파벌을 만들고, 군주에게 맞설 힘을 모으는 과정까지 볼 수는 없을까. 크루세이더 킹즈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그 관계와 긴장이었다. 삼국지에서도 이런 정치를 경험하고 싶었다.

실제로 CK II의 삼국지 모드CK III의 삼국지 모드처럼, 익숙한 인물들을 다른 규칙 안으로 옮기려는 시도도 있다.

방책에서 다시 본 코에이의 방향

삼국지 14 CE의 방책에서는 코에이가 추구하는 방향을 다시 확인했다. 캐릭터의 개성을 세력의 운영 방식으로 옮기는 것이다. 무장을 논공하면 그 주의에 맞는 포인트를 얻고, 이를 방책 연구에 사용한다. 누구를 키우느냐가 세력의 강점으로 이어진다.

무장의 성향이 세력의 개성으로누구를 키우고 어떤 방책을 고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운영

조조군을 예로 보면

  1. 01 상성과 기본 배정 인물의 구성

    군주·기본 배정 인물과의 상성을 바탕으로

    패도 인물이 많은 조조군

    주요 패도 무장

    사마의 · 허저 · 장료

    공로 축적 → 논공
  2. 02 개인 → 집단

    세력에 패도 포인트가 모인다

    플레이어가 선택
  3. 03 성향을 운영 규칙으로

    병기 기동 · 건물 공격 강화

    공격 계열 전법 강화

  4. 04 세력의 개성

    공세를 밀어붙이는 세력

    적의 거점을 무너뜨리는 운영

유비군을 예로 보면

  1. 01 상성과 기본 배정 인물의 구성

    군주·기본 배정 인물과의 상성을 바탕으로

    왕도 인물이 많은 유비군

    주요 왕도 무장

    제갈량 · 관우 · 조운

    공로 축적 → 논공
  2. 02 개인 → 집단

    세력에 왕도 포인트가 모인다

    플레이어가 선택
  3. 03 성향을 운영 규칙으로

    건설에 드는 금 감소

    진 · 요새의 방어 효과 강화

  4. 04 세력의 개성

    기반과 방어를 다지는 세력

    거점을 세우고 활용하는 운영

무장 구성과 육성 → 주의 포인트 → 방책 선택 → 세력의 운영

다른 주의도 연구할 수 있어, 인물의 성향 위에 선택의 여지가 남는다. 공로는 전투·임무 또는 행상으로 축적하며, 방책 연구에는 명령서와 주의 포인트가 필요하다.

방책 흐름과 효과 예시: 공식 매뉴얼 · 방책 목록. 일부 방책에는 군주의 주의 등 연구 조건이 있다.

패도의 공세와 왕도의 방어·건설은 조조와 유비의 개성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다른 주의의 방책도 연구할 수 있으니, 익숙한 인물의 성향 위에 나의 선택을 더할 여지도 있다.

개발진도 무장마다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별해 개성을 지키려 한다고 설명한다. 내가 방책에서 읽은 방향과 맞닿는 대목이다. 개발진 인터뷰

나이 들어가는 영웅들

그런데 조조의 패도와 유비의 왕도가 반가운 것은 내가 이미 두 사람을 잘 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회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30대 초반 이하의 동료들에게 삼국지는 꽤 낯선 소재로 인식되어 가는 게 느껴진다.

『최소한의 삼국지』의 구매자 구성에서도 익숙한 연령층이 눈에 들어왔다. 예스24 집계에서 40대가 절반을 넘었다.

『최소한의 삼국지』 구매자4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51%40대 구매자

40대 51%그 외 연령 49%

2025년 12월 첫째 주 예스24 베스트셀러 관련 보도. 『최소한의 삼국지』 한 권의 구매자 구성이다. 뉴스탭 기사

젊은 세대가 책 자체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같은 해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는 20·30대의 독서율이 40대보다 높았다. 문체부 조사

이 자료만으로 삼국지의 세대교체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궁금해진다. 책을 읽는 젊은 사람들이 있는 지금, 삼국지는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와 놀이로 다가가고 있을까.

나와 함께 콘텐츠도 나이를 먹어간다는 경험은 묘하다. 익숙한 영웅들이 새 게임에 등장하는 것은 반갑지만, 내 세대가 구매력 있는 고객으로만 여겨져 익숙한 즐거움만 반복해서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나는 여전히 오래 좋아한 소재에서 새로운 놀라움을 만나고 싶다. 크루세이더 킹즈를 보며 삼국지에서도 이런 정치를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처럼.